딥페이크 성범죄, 처벌 강화에도 남은 '법 해석' 논란

딥페이크 성범죄는 처벌 규정이 강화됐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는 여전히 해석의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최근 1년간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지원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는 1,807명으로 전년보다 128% 증가했고, 상담과 삭제 지원 건수도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처벌 조항이 넓어진 만큼 제작이나 공유, 시청 과정에서 무엇이 문제되는지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는 2024년 텔레그램발 성착취물 유포 사건을 계기로 개정되었습니다. 개정된 조항에 따라 배포 의사와 관계없이 제작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시청만으로도 형사처벌이 가능해졌습니다. 사람의 얼굴, 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 합성 또는 가공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편집물 등 또는 복제물을 소지, 구입, 저장 또는 시청한 사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포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하한형이 적용됩니다. 제작자뿐 아니라 단순 시청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영리 목적 반포에는 집행유예를 기대하기 어려운 무거운 형이 규정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어떤 결과물이 처벌 대상인지에 관한 기준은 아직 명확하게 정립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민경 경찰대 교수는 현행법에 없는 정교함이 재판 과정에서 사실상 고려되고 있으며,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추상적인 구성요건도 판사마다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처벌 기준이 판례를 통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화질이나 정교함만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보다 제작 의도, 사실 왜곡 정도, 피해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하는 판단 기준이 축적돼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미성년자가 합성 대상인 경우에는 판단이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인정되면 소지나 시청만으로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고, 벌금형은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실제 미성년자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라도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하면서, 외모와 신체발육 상태, 출처와 제작 경위, 배경과 상황 설정 등을 종합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라면 성착취물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합성 대상의 나이뿐 아니라 제작 경위와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이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영상물을 재미로 만들었거나 가짜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런 인식과 실제 법정형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수사 대상이 됐다면 편집 경위와 유포 범위, 피해자와의 관계, 삭제 시점 등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구성요건에 관한 해석이 유동적인 영역인 만큼 초기 진술의 내용이 이후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인의 사진을 합성 애플리케이션으로 편집해 지인들끼리 공유했다가 고소를 당한 20대 청년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사자는 처음에 해당 행위가 왜 문제가 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조사에 임하려 했습니다. 편집 경위와 유포 범위, 피해자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반포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과 즉시 삭제 조치를 한 정황을 수사기관에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사건은 최종적으로 재판까지 가지 않고 종결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개별 사건에서 초기 사실관계 정리와 대응이 고려된 한 사례입니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처벌 조항이 강화된 동시에 판례가 축적되는 과정에 있어 사건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과물을 만들거나 전달한 경위, 대상자의 의사, 표현물의 내용과 유포 범위 등 구체적인 사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수사나 고소와 관련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혼자 결론을 내리기보다 관련 조문과 판례를 바탕으로 현재 절차와 사실관계를 차분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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